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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을 이야기(Europe)/네덜란드(Netherlands)

암스테르담 스탑오버로 얻은 풍차마을 잔세스칸스(Zaanse schans)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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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코스를 잘 맞추면 스탑오버로 또 다른 도시를 여행할 수 있다는 것.

정확히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남아메리카 대륙은 오른쪽으로 돌아가든, 왼쪽으로 돌아가든 결코 짧지 않은 여정이다. 여러 루트를 고민하다가 유럽으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고, 그래서 중간 기착지는 암스테르담이 되었다.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서 밖으로 나오면 만날 수 있는 I amsterdam! 엄청난 성공 마케팅으로 암스테르담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도시 마케팅 슬로건이다. 가장 유명한 건 국립박물관에 있지만 사진 찍기 좋은 것은 스키폴 공항이다. 국립박물관 앞은 사람들이 어마어마하다.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무료 wifi 사용가능

 

 

암스테르담 일정은 총 2박 3일

긴 비행에 숙소로 가서 좀 쉬고 싶었지만 숙소가 완전히 정리가 안된 상태여서 할 수 없이 암스테르담을 둘러보기로 했다. 비가 많은 겨울날씨라 혹시나 하고 검색해보니 내일부터 이틀 내내 비 ㅠㅠ 두 말 없이 풍차마을로 유명한 잔세스칸스로 향했다.

 

 

 

잔세스칸스(Zaanse schans)는 네덜란드의 상징인 풍차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이다. 한창 때는 500개가 넘는 풍차가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10여대의 풍차만이 남아있다. 하지만 네덜란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가장 가깝게 엿볼 수 있기에 암스테르담 여행자들이 필수로 찾는 곳 중 하나이다.

 

#잔세스칸스 가는 방법

 -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기차로 20분(북쪽으로 20km정도의 거리)

 - 기차요금: 6.20€

 

 

 

기차에서 내려 10여분을 걸어가면 잔세스칸스 마을에 당도한다. 장난감 같은 초록초록한 목조건물이 입구부터 웃음을 흘리게 만든다. 미니어처가 아니고 정말 사람이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깜찍하고 예쁜 집들이 줄지어 서 있다. 창밖으로 전해지는 인기척이 아니었다면 하나의 테마공원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잔세스칸스 마을 입장: 무료

 

 

 

 

 

 

잔(Zaan)강에서 흘러들어온 수 많은 물줄기들이 잔세스칸스 마을만의 독특한 지형적 특성을 만들어 냈다. 이런 지형적 특성을 보면 풍차가 네덜란드의 상징이 된 이유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네덜란드라는 이름도 '낮은 땅'이라는 뜻이란다). '네덜란드 국토의 1/4이 해수면 보다 낮다, 국토의 절반 가까이가 강이나 바다와 접해 있다'는 말 만으로는 상상하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직접 보게 되니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더군다나 쓰나미나 해일이 주는 위협이 잦은 요즘 오랜 역사 속에서 네덜란드가 자연의 힘과 얼마나 치열하게 싸워왔을지 조금이나마 상상이 된다.

 

 

 

잔세스칸스의 볼거리는 크게 3가지 테마로 나눠지는 것 같다. 첫 번째는 뭐니뭐니해도 빼놓을 수 없는 풍차, 두 번째는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한 박물관(체험관), 마지막으로 기념품 샵이다.

 

입구부터 달콤한 향기를 풍기며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든 카카오랩(CacaoLab)은 카카오에서 초콜릿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고, 직접 체험도 할 수 있는 초콜릿 체험관이다. 다양한 종류의 초콜릿과 코코아를 판매한다. 잔세스칸스에 있는 코코아 분말 공장도 꽤나 유명하다고 한다.

 

 

 

그래도 가장 인상적인건 오랜 역사 속에서 살아남은 풍차들이다. 잔강을 따라 뚝길을 걸어가면 대형 풍차들을 순서대로 만날 수 있다. 10대 정도가 남아있는데 이 가운데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는 것은 3-4개 정도? 하지만 겨울시즌이라 그런지 실제로 열린 곳은 2개 밖에 없었다.

 

 

 

 

 

이곳에서 보면 풍차가 얼마나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체감하게 된다. 단순히 물을 끌어올리는 역할 뿐만 아니라 바람을 이용해 오일, 겨자, 종이, 치즈, 제제, 염료 등을 만드는데도 이용했다. 지금 남아있는 것은 오일, 겨자, 염료, 제제용 풍차인데 시즌을 잘 맞춰가면 내부 관람도 가능한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휴업상태 ㅠ

 

 

 

 

풍차 기둥의 글귀로 보아 1867년 부터 1963년까지 운행되었다는 듯... 예전엔 풍차날개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로도 사용됐다고 한다. +자로 풍차의 날개가 정렬되어 있으면 평온한 상태, 준비완료의 상태를 뜻하고, X자로 정렬되면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을 뜻했다. X자의 경우에도 기울기에 따라 기쁨과 슬픔을 구분했다는데 실제로 2차 세계대전에서 풍차의 날개로 마을사람들의 상태를 알리는 중요한 역할도 했단다.

 

기분 좋게 웃으며 노래하시는 아저씨 덕분에 기분 업~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니 환하게 웃으며 손짓까지 해주신다.

 

 

건물 앞 네덜란드 국기가 있어 뭔가 엄청 의미있는 곳인가 했는데 잔세스칸스의 유일한 공공화장실(유료)이다. 유료 화장실은 유럽에서 가장 체감도 높은 문화충돌이었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진 듯 하다.

 

 * 화장실 이용료: 0.5€

 

 

 

 

 

 

 

이제는 마을 안으로 들어가 마을을 둘러볼 차례, 아직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했지만 땅은 이미 붐기운으로 가득해 보인다. 각종 봄꽃들이 꽃망울을 준비하고, 튜울립도 땅을 뚫고 빛을 향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잔세스칸스에서 가장 유명한 박물관인 치즈 공장과 나막신 공장이 저 멀리 보인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을 보면 이 두 곳 중 한 곳일 게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볼만했던 것으로 기억에 남는다.

 

 

 

 

 

베이커리 뮤지엄(Bakery Museum)에선 빵을 직접 만들고, 판매한다. 안쪽 전시실로 들어가면 베이컬리 뮤지엄의 역사와 오래전 모습, 빵 만드는 도구 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이곳에선 와플이 유명한데 우리가 흔히 보는 와플과 과자처럼 생긴 와플이 있다. 이곳에서 마신 카푸치노 한잔과 달콤한 와플의 맛은 지금도 그립다.

 

 

 

 

관광지에선 빠짐없이 볼 수 있는 기념품점.

다양한 물건들이 있어 구경하는 것도 재밌지만 혹여 나무로 만든 튜울립 장식을 사고 싶다면 이곳 기념품점을 추천한다. 암스테르담 시내나 공항보다 색감이 훨신 아름답다. 장거리 여행자는 그림의 떡!

 

 

피곤한 몸을 이끌고 별 기대없이 찾아간 곳이지만 3시간 넘게 돌아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주 작은 마을이라 급하게 돌면 1시간 30분 정도도 가능하겠지만 천천히 돌아보면 반나절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마을이다. 무엇보다 암스테르담에서 20분 정도면 갈 수 있으니 놓치지 아까운 여행지란 생각이 든다. 꽃 피는 계절이라는 더욱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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