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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을 이야기(Europe)/네덜란드(Netherlands)

체험과 스토리가 있는 암스테르담 박물관(고흐박물관 & 렘브란트 하우스 & 안네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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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

 

암스테르담에서 내 사랑 '렘브란트'를 만나는 일, 내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이다. 그래서 암스테르담에 머무는 동안 렘브란트만 보고 와도 좋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암스테르담에 도착한 후 이곳이 파리 못지 않은 박물관 도시라는 사실을 알았다. 렘브란트는 당연 1순위지만 놓치기 아쉬운 다른 박물관들도 가보기로 했다.

  

반고흐 박물관(Van Gogh Museum)

 

 

 

이틀의 시간이 있으니 하루는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과 고흐 미술관을 둘러보고, 다음날에는 렘브란트에 푹~ 빠져 보기로 맘 먹었다. 국립박물관, 고흐미술관, 시립미술관은 중앙 시가지에서 떨어져 있는 반면 5분 이내 거리에 있고, 다른 곳들은 중앙 시가지에 있지만 좀 떨어져 있어 멀리서 부터 좁혀오는 일정을 선택하게 되었다.

 

아침식사를 하며 혹시나 하고 들어가 본 고흐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예약을 하면 관람이 훨씬 용이하다고 안내하고 있어 부랴부랴 인터넷으로 예약을 마쳤다.

 

 

예약을 마치니 금새 메일로 날아온 E-ticket! 이티켓만 있으면 티켓부스에서 기다리지 않고 시간에 맞춰 들어갈 수 있다.

 

  ▶ 고흐 박물관 홈페이지 티켓구입: https://tickets.vangoghmuseum.com/en/tickets

      성인 입장료: 17€ / 오디오 가이드 5€ (한국어 가능) : 구입시 날짜와 시간, 입장권 유형 지정

      박물관 내 free wifi 사용 가능, 한국어 안내가이드 구비(현대자동차 후원)

      ※ 오전 방문이 좋을 듯 하다.   

 

 

 

E-ticket을 미리 구매한 덕에 기다리지 않고 입장할 수 있었지만 가방을 맡기는 락커의 줄이 장난이 아니다. 우산을 가지고 전시실로 들어갈 수 없다보니 비오는 날 락커 이용객이 더 많아진 듯 하다. 한참을 기다려 짐을 맡긴 후 드디어 고흐를 만나러 간다.

 

 

 

고흐 뮤지엄은 고흐의 조카(동생 테오의 아들)이 설립한 박물관이다. 사진을 찍고 있는 커플 뒤로 보이는 그림이 고흐가 조카에게 선물했다는 '아몬드 나무(Almond blossom)'다. 고흐 뮤지엄에서는 전시실 내 사진촬영은 금지고, 로비나 복도, 테라스 등에서는 사진촬영이 가능하다.

 

3층으로 이루어진 고흐 박물관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고, 소장 작품도 굉장했다. 고흐 작품만해도 700점이 넘고, 동시대 작품들, 특히 고갱과 같은 유명 작가의 작품도 있다. 무엇보다 흔히 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 너무 즐거웠다. 고흐가 일본을 좋아했다는 점(그는 평소 "나는 일본인이 부럽다"라는 말을 하곤 했단다), 그래서 일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림을 그렸고,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종교화도 몇 점 남아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의 그림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고흐 뮤지엄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고흐박물관 테라스에서 바라본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

 

워낙에 소장자료가 많아 오디오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가며 관람을 하다보니 오후 5시가 다되었다. 본래 계획은 고흐 박물관을 둘러본 뒤 국립박물관에서 렘브란트 그림을 좀 더 둘러볼 생각이었는데 아쉽게도 고흐 박물관으로 하루를 마무리해야 했다. 고대했던 렘브란트의 <야경>은 다음 기회로 넘길 수 밖에... 아쉽긴 하지만 고흐의 특별한 작품을 만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암스테르담에서 꼭 찾아야 할 곳으로 강력 추천하고 싶을 만큼 말이다.

 

 

 

 

아쉬운 마음에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 입구까지 가 보았지만 입장 불가!

그래도 암스테르담의 상징이라는 진짜 "I amsterdam"을 봤다. 사람들이 많아 인증샷은 패스~ 다음엔 꼭 여기서 찍어야지. ^^

  

렘브란트 집(The Rembrandt House Museum)

 

 

드디어 고대하던 렘브란트를 만나러 가는 길, 엄청난 폭우도 나의 들뜬 기분을 어찌할 순 없었다. 렘브란트는 20년간(1639년-1658년) 이곳에서 살면서 많은 작품을 만들어냈다. 지금은 옆집을 현대적으로 개조하여 박물관 사무실로 사용하고, 렘브란트가 살았던 집은 박물관과 전시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렘브란트의 집은 고흐 박물관에 비해 규모도 작고, 찾는 사람도 적었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 좀더 여유롭게,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은 너무 좋았지만 이렇게 좋은 공간을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는 점은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졌다. 렘브란트의 회화작품이 많지 않아 실망할 수 있으나 섬세한 에칭작품들, 그리고 그의 삶 속에서 작품을 볼 수 있었다는 점, 작업현장을 실제로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은 이곳이 지닌 크나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아직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는 없어 영어 가이드로 띄엄띄엄 듣는다.

 

 

 

▲ 렘브란트 집 주방

 

 

 

▲ 렘브란트 집 현관

 

 

렘브란트 하우스는 5층 주택으로 지금 둘러봐도 어마어마한 저택이다. 렘브란트는 어린 시절부터 부유하게 살았지만 이 집을 구입한 것은 자신이 화가로 어느 정도 성공한 다음이었다. 자신의 성공에 확신이 있었는지 빚까지 지며 이 집을 구입했다는데 결국 그 빚 때문에 이 집에서 쫓겨나고 파란만장한 죽음을 맞이하게 됐다.

 

 

 

 

 

 

 

렘브란트의 집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

렘브란트가 작업했던 그 방식 그대로 에칭작업을 하고,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너무너무 신기하게 렘브란트의 그림이 종이에 드러나는데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단순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사람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볼 수 있어 더 뜻깊은 시간이었다. 우리 그룹 중 영국 아저씨 한 분은 꽤 진지하게 여러가지 질문을 던졌다.

 

 

 

 

에칭 말고도 렘브란트를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이 시간마다 열리고 있어 기다렸다 참관하면 정말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전시실을 둘러보면 렘브란트가 왜 '빛의 화가'로 불리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밝음과 어둠으로 두드러지는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햇살이 흘러들어와 그 그림들을 비추고 있는 듯한 느낌 마저 든다.

 

 

 

어마어마한 수집상이었다는 렘브란트, 지금 전시되어 있는 그의 소장품들을 보면 상상을 초월한다. 나비, 악기, 동물박제, 유리, 책 등이 있는데 때론 그림과 전혀 관련없을 것 같은 물건들을 그는 무슨 생각으로 수집하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제일 꼭대기 층에는 그의 작업공간과 학생들의 작업공간이 있다. 살아있는 당시에도 꽤 인기있는 작가였기에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많아 적잖은 학생들이 그를 찾아왔다고 한다.

 

이곳에서 작업했을 렘브란트를 떠올려보면 슬며시 미소가 나기도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이 집이 그리 좋은 기억으로 남았을 것 같진 않다. 그의 자녀들과 부인이 이곳에서 먼저 죽었고, 빚으로 쫓겨나게 되어 쓸쓸히 빈민촌에서 죽음을 맞이한 그이기에 이 훌륭한 저택이 짠한 마음을 불러 일으킨다.

 

 

 

▲ 기획전시회 Glenn Brown 특별전

 

 

 

▲ 렘브란트 집 앞 운하 풍경

 

한참 둘러보고 나오니 대부대의 청소년들이 렘브란트의 집을 찾았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견학온 듯 보인다. 이렇게 살아있는 미술교육을 받을 수 있는 그들이 부럽기만 하다. 우리 청소년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많아지길 바라며...

 

▶ 램브란드 집 홈페이지 티켓구입: http://www.rembrandthuis.nl

    성인 입장료 13€ / 오디오 가이드 free / 사진촬영 가능

 

안네의 집(Anne Frank Huis)

 

 

암스테르담에 오기 전까진 '안네 프랑크'는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관광 안내소에서 소개하고 있는 안내문을 보고서야 꼭 가야겠단 생각이 들어 렘브란트 하우스를 돌아본 뒤 부랴부랴 달려갔던 곳이다. 그제야 알았지만 안네의 집은 고흐 박물관 못지 않은 인기 박물관이어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안네의 집은 온라인으로 예매하는 사람과 현장 구매하는 사람의 입장시간이 구분되어 있다.

온라인으로 예매하면 오전(9시~15시 30분까지)입장이 가능하고, 현장구매는 오후(15시~21시 30분/3월-10월)입장이 가능하다. 미처 예매를 하지 못해 3시 입장을 위해 1시간 전에 도착해 기다리는데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는데 나의 뒤로 벌써 이 만큼의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1시간을 더 기다린 뒤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 박물관은 렘브란트의 집과 마찬가지로 현대적 건물과 안네가 생활했던 건물이 이어져 있었다. 안네의 일기는 나치의 만행에 홀로 살아남은 그녀의 아버지 오토 프랑크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전쟁이 끝난 뒤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와 그의 가족을 보살펴 준 미프 기스에게서 딸의 일기장을 받았다. 그 때는 이미 아내와 자녀들이 사망한 후였다.

 

안네는 나치를 피해 아버지 사무실로 거쳐를 옮기면서 가족과 아버지의 동료들과 함께 이곳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그 때의 생활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점이 놀랍다. 재현한 것이긴 하지만 너무나 생생하게 잘 구성해놓아 그 때의 고단했던 삶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스토리텔링의 방식으로 박물관을 구성해 놓아 단순한 전시물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어려서 부터 작가가 꿈이었다는 안네, 죽어 그 꿈을 이루었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녀의 일기를 읽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기뻐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릴적 읽었을 땐 사실 크게 공감되지 않았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면 그 느낌이 아주 다를 것 같다.

 

"미래를 건설하려면 과거를 알아야 한다." (오토 프랑크/안네 프랑크의 아버지)

 

▶ 안네 프랑크의 집 홈페이지 티켓구입: http://www.annefrank.org/secretannex

    성인 입장료 9€ / 사진촬영 불가 / free wifi 사용가능

 

이곳 말고도 꼭 가보고 싶은 박물관이 몇 군데 더 있었지만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암스테르담은 굉장히 많은 박물관을 가진 도시며, 박물관의 운영도 꽤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박물관만 둘러봐도 좋을 도시, 암스테르담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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