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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마을 이야기(Asia)/베트남(Vietnam)

호이안 올드타운(Ancient town)에서 즐기는 베트남 역사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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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에 머무는 동안 모든 것이 좋았지만 호이안을 방문해야 할 딱 1가지 이유를 꼽으라면 단연 '호이안 올드타운'이다. 가장 베트남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재미있는 볼거리나 먹거리, 쇼핑 모두 한 곳에서 할 수 있으니 최고로 꼽지 않을 수 없다.

 

 

▲ 티켓 매표소

 

호이안 올드타운을 방문하려면 티켓이 있어야 하므로 이곳에서 표를 끊으면 된다(여기 말고도 2-3군데의 매표소가 있다). 간혹 표를 끊지 않아도 된다고 실랑이를 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던데 표를 구입해야 들어갈 수 있다. 구입한 입장권은 주요 건물을 들어가는 데 사용할 수 있는데 총 5곳을 방문할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만큼 문화재 보호에 이바지한다 생각하고 입장권을 구입했으면 한다. 괜히 실랑이하다가 맘 상하면 여행의 질도 낮아질 수 있으니... 며칠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몇 일인지는 정확히 모르나 이틀간 사용했음) 입장권을 구입하고 천천히 살펴보는 것도 좋다.

 

▶ 입장료: 1인 120,000동(한화 6,000원)

 

 

 

 

쭈~욱 길을 따라 들어가면 투본강(ThuBon River)과 마을을 잇는 다리가 나온다. 주변에 있는 내원교에 너무 치중했는지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올드타운의 메인 다리였다. 밤엔 엄청난 사람들에 떠밀려 움직이게 되는 곳이라 조금 여유 있게 주변을 돌아보고 싶다면 오전이 좋다. 다만 심하게 조용하다.

 

 

▲ 내원교(일본교, Japanese Bridge)

 

투본강 건너에서 바라본 내원교(일본교).

바다와 인접해 항구도시로 이름을 떨쳤던 호이안이라 중국, 일본, 인도, 포르투갈, 프랑스 등 외국인들의 왕래가 잤았다. 일본교를 중심으로 동쪽은 중국 상인이, 서쪽은 일본 상인이 살았고, 이 두 곳을 잇기 위해 일본 상인이 만든 다리다.

 

 

 

▲ 내원교에서 본 투본강

 

 

내원교는 베트남 지폐 20,000동에 그려질 만큼 상징적인 곳이다. 티켓 중 한 장을 내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지만 사실, 다리 내부에는 작은 사원이 하나 있을 뿐 큰 볼거리는 없다. 하지만 그 옛날 이 다리를 거닐었던 상인들을 생각하며 다리를 건너본다. 상징적으로~

 

 

 

 

 

올드타운(old town)의 매력은 시간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낡은 목조건물과 색색이 아름다운 현대건물이 묘하게 잘 어우러졌다는 점이다. 또 콘크리트 건물 사이사이에 중후하게 자리하고 있는 목조건물의 매력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물론 밤이면 형형색색 빛을 발하는 등도 빼놓을 수 없지만 말이다. 화장실 건물이 저렇게 고(古)스러우면 어쩌나...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이발소 모습.

한참을 들여다보고 난 뒤 이발소인 줄 알았다. 이제 웬만한 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이발소라 더 맘이 간다. 그러고 보니 포르투갈, 쿠바에서도 그랬었다. 

 

 

 

 

 

 

워낙 베트남 물가가 싸다 보니 평소 여행에서 쇼핑에 관심 없던 나도 눈길이 자꾸 돌아간다. 올드타운 내에는 비싼 곳도 있지만 엄청나게 싼 곳들도 있어 잘 둘러보고 맘에 드는 게 있으면 두 말없이 데려오면 된다. 이날 쇼핑은 대만족!

 

▲ 덴끼고가(Tan Ky Merchant Heritage House)

 

 

 

 

덴끼라는 중국 상인의 집이었다는 이곳 역시 티켓을 제시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입구를 들어서니 웰컴 티(tea)를 준다. 차를 마시며 잠시 앉아있다가 집을 둘러보는데 꽤 부자였던 만큼 가구가 아주 고풍스럽다. 덴끼는 부유한 상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몸소 실천한 사람이기도 하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먹이고 도와주어 칭송을 받았고, 특히 그가 죽고 난 뒤 많은 사람들이 슬퍼했다고 한다.

 

 

 

집의 구조는 가옥 2개가 붙어있는 형태인데 가운데 중정이 인상적이다. 작은 공간이지만 햇살을 맞으며 하늘을 바라보기 참 좋은 곳이다. 더 인상적인 것은 목조 가옥 벽면에 붙어있는 라벨들... 비가 많이 오면 투본강이 범람하게 되는데 강이 범람하면 집 안까지 물이 들어찬단다. 그래서 그때의 높이를 표시해둔 것이다. 가장 최근은 2016년... ㅠ 허리 높이는 기본으로 넘는 것 같다. 덴끼의 후손들이 2층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움!

 

▲ 풍흥고가(Phung Hung Old House)

 

 

내원교를 지나오면 바로 나오는 풍흥고가. 이곳 역시 상인의 집인데 덴끼고가보다 좀 더 넓고 큰 것 같다. 베트남식, 중국식, 일본식 양식이 혼합된 주택이라 국가유적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엄청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이곳 역시 티켓을 제시해야 입장할 수 있다. 1층에 있는 고가구에 앉아 맘 놓고 쉴 수 있다.

 

 

 

 

덴끼고가 2층엔 사람들이 살고 있어 출입이 불가하지만 풍흥고가는 2층까지 둘러볼 수 있다. 소금, 후추, 도자기, 자수천 등을 팔았던 상인이어서 지금도 작은 공간에서 자수천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현재 8대손이 이곳을 관리하고 있다고...

1층은 상가, 2층은 주거공간으로 사용했다는데 발을 뗄 때마다 삐걱대는 소리가 고가의 나이를 이야기해주는 듯하다. 나의 시선을 끈 대들보의 나전칠기 장식, 시간이 흘러도 우아함은 그대로이다. 호이안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라는데(1780년 건축) 목조주택이 수시로 범람하는 강물에도 불구하고 200년 넘게 이렇게 건재하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풍흥고가의 매력은 2층 발코니. 2층 발코니에서 짐을 바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데 그 보다는 2층 발코니에서 호이안 시장의 분위기와 자본의 흐름을 보는 재미가 솔솔하지 않았을까 싶다. 2층 내부엔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창이 있는데 강이 범람해 물이 차 오면 이 창을 통해 1층 물건을 2층으로 옮겼다고 한다. 그리곤 물이 빠지는 정도를 이 창을 통해 살펴봤겠지?

 

 

 

풍흥고가 역시 중정이 있는데 조금 다른 점은 중정이 실내에 있다는 거다. 여전히 자수 작업을 하는 사람도 있고... 입장료가 아쉽지 않은 볼거리다. 

 

호이안 올드타운은 거리 자체가 무척 아름다워 그냥 거닐기에도 좋지만 시간이 허락한다면 고가나 박물관을 둘러보는 곳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의 생활과 문화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귀한 기회를 그냥 놓칠 순 없으니 말이다. 둘러보다 힘들면 차 한잔 하고, 또 둘러보다 힘들면 쉬었다 가고.. 그렇게 천천히 호이안을 둘러보면 호이안의 옛 시간 속으로 들어가 행복한 여행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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