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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을 이야기(Europe)/프랑스(France)

[파리] 몽마르트 언덕 위 하얀집 사크레쾨르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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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뜨 언덕을 오르는 푸니쿨라>

몽마르뜨의 고지가 눈앞에 보일즈음 정상으로 향하는 푸니쿨라를 볼 수 있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왕복하려면 2장을 사야하지만 지하철티켓이나 카르트 오랑주가 있다는 공짜이다. 푸니쿨라라고 해서 무쟈게 설레임을 가지고 있었는데 거리가 거의 50m정도 밖에 안된다. 역시 그들의 상업성이란... 그래도 그걸 한번 타보겠다고 줄 서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내가 생각하기엔 줄 서 있고, 타고 내리고 하는 시간이 더 걸릴텐데... 헝가리 왕궁의 언덕에서도 얼마되지 않는 거리를 케이블카로 올라가도록 만들어놨었는데. 

몽마르뜨 언덕은 계획된 도시 파리 내에서 예전 모습을 가장 많이 간직한 곳이라고 한다. 몽마르뜨(Montmartre)는 원래 순교자의 산(Mont des Martyrs), 머큐리산(Mont Mercure)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파리코뮌때에는 중심지로 험난함을 많이 겪은 곳으로 예술가들과 집시들이 많이 살았단다. 

많은 블로그들과 관광책자들에게 소개되어 있는 무서운(?) 팔찌상들을 보긴했지만 우리 일행에겐 강매를 요구하지 않았다. 한국관광객들이 워낙에 강하게 거부해서인가? 몽마르뜨를 설명하고 있는 곳에서는 팔찌상들에 대한 설명이 빠진 곳이 거의 없었는데 '왜 나에겐?'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행이단 생각을 해야하는데 참... 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겠지.

 

푸니쿨라를 타지 않고 튼튼한 나의 두 다리를 이용하기로 했다. 아직은 그래야 할 나이란 생각도 들었고. 그러니 보너스로 주변 주택의 풍경도 보인다. 아마도 창은 관광객들의 이동이 많으니 사생활 때문에 막아놓았겠지. 그래도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창마다 아름다운 꽃은 빼놓지 않는다.

제라늄... 어린왕자 생각과 함께 엄마 생각이 났다.
처음 어린왕자를 읽었을 때 제라늄이라는 꽃보다는 '어른이 되면 저렇게 변하는구나'라는 것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래서인가. 내게 제라늄은 찡~함을 가지게 한다. 또 한가지는 엄마가 좋아하는 꽃이기 때문에... 엄마는 아침마다 일어나면 가장 먼저 제라늄에게 인사하신다.

그 인사를 아는지 우리집 제라늄은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꽃을 틔우고 있다. 추운 겨울에도 불구하고... 그래서인가. 낯선 이국에서 보는 익숙한 꽃이 잠시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푸니쿨라 레일 옆에는 도보 여행객을 위해 계단을 마련해 놓았다>

푸니쿨라를 포기하고 나니 또 하나의 보너스가 생겼다.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벽에 탈처럼 부착시켜놓은 것이 보인다. 신기하기도 하여 사진을 한장 찍었더니 올라가는 길에, 주변에 돌아다니는 길에 이런 얼굴이 가끔 보인다. 예술가들의 장소라 장식도 예술성을 반영하고 있나? 누가, 왜 이런 것들을 만들어놓았는지 너무나 궁금했는데... 알 수가 없다. 푸니쿨라를 탔었다면 몰랐을 것들을 보니 괜스레 내가 대견스럽다. ㅎㅎ

 


<푸니쿨라 도착지점>   


  <사크레쾨레 성당 입구>

드디어 푸니쿨라 종착지를 너머 흰 궁전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저기까지만 가면 된다... 고 생각했지만 또 다른 계단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계단이 무쟈게 많았지만 설레임이 걸음이 자꾸만 빨라진다.

 

<몽마르뜨 전망대>

130m의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파리의 전망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파리의 대표건물들이 우뚝 솟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퐁피두센터도 보이고, 크고 작은 성당들, 이름을 알 수 없는 큰 건물들... 날씨가 좀 더 좋았다면 더 선명하게 많은 걸 볼 수 있었을테지만 지금 보는 것만으로도 아쉽지 않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파리를 다니면서 이렇게 시원스러운 광경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물론 전망대를 올라가지 않아서인 이유도 있겠지만 푸르른 자연과 함께할 수 있어 더 그랬던 것 같다. 이 곳이 원래는 포도원과 밀밭이 유명했던 곳이라고 하더니...

 

도저히 이 광경을 보고 그냥 넘어갈 수 없다. 그래서 나도 한 컷~

<언덕 위의 악사>

유명 관광지인만큼 관광객은 말할 필요 없겠지. 하지만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거리의 악사이다. 이곳은 언덕 위의 악사? 하프의 소리가 부드럽게 언덕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그리고 순백색의 성당과도 조화를 잘 이룬다. 흔히 볼 수 없는 하프연주라 더 극적인 감동이 더해졌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귀를 즐겁게해주니 고마울 뿐이다.  

유럽의 음악가들을 보면서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거리에서, 지하철 안에서, 어디에서든 연주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곳이 유럽인데 이 사람들은 음악을 참으로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적 피아노를 시작하며 엄마에게 절대로 중도포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시작해야 했다. 그러면서 나와 엄마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결국 고등학교에 와서야 그 전쟁이 끝나게 됐고, 어찌됐던 표면적으로는 내가 이긴 것처럼 보였다. 그때 내게 피아노는 쳐다보기도 싫은 괴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래도 그만큼 배울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물론 엄마에겐 한번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지만.

우리나라의 음악가들은 '음악가'라는 호칭도 받기 힘들거니와 그들에겐 2가지 길밖에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완전 인기인이 되거나 완전 쪽박을 차거나... 배고픈 직업 중의 대표주자가 음악인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나마 요즘은 조금 즐길줄 아는 것 같기는 하다. 직장인 밴드도 생기고, 중고생 밴드도 생기고 취미생활로 인정도 받고 그러니... 하지만 여전히 업으로 삼기에는 어려운 일이다. 즐기면서 동시에 돈도 벌 수 있는, 그리고 맘에 든다면 자신의 음반을 권할 수도 있는 이런 분위기가 너무나 마음에 든다.

문득 죽기살기로 해야하는 것 말고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그게 가능할까?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사크레쾨레 대성당>

"내가 너를 보기 위해 이곳에 이르렀다. 그리고 나는 너를 보았다." ㅋㅋ

 

이 곳에 오기 전, 사진으로만 보면어 '언덕위의 하얀 집'이라고 불렀는데 내 눈에 드러온 모습은 그 이상이었다. 헉~해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를... 흰색이고, 흐른 시간을 보면 때가 타서 색이 바랬을만도 한데 완전 깨끗한 흰색이다. "멋지다." 그 이상의 말이 필요없다.

 

<성당입구>

돔의 모습도 지금까지 보던 성당과는 차이가 있고 단순한 듯하면서도 위용을 지니고 있다. 특히 양쪽으로 자리하고 있는 청동의 두 기사는 그 위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것 같다. 높은 언덕 위(파리에서 가장 높단다)에서 파리시내를 바라보며 '우리가 너희를 지켜주겠다'라고 소리치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면 아무도 군말없이 사라질 것만 같다.

 

<성당 앞 광장 - 몽마르뜨 레인>

지하철 피갈(Pigalle)역과 사크레쾨르 성당을 오가는 레인도 보인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듯... 물론 세상에 공짜가 없듯이 이것도 공짜는 아니다. 아끼는 것도 좋지만 여기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이런 꼬마기차를 한번 타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물론 나는 '도보여행'을 지향하므로 걸어다니는 것이 더 좋다!

  

<성당기념주화, 앞-뒤>

성당에서 판매하고 있는 기념주화이다. 자동판매기에서 2 Euro에 판매하고 있다. 여행을 하면서 보니 프랑스에선 성당마다 이런 기념주화를 판매하는 것 같다. 관광객들이 이 장소를 기념하기 위해 간직한다면 이것만한 것도 없을 것 같다. 몽생 미셸에서도 그렇고, 노틀담 성당에서도 판다. 하지만 그때마다 동전이 없어서 사질 못했다. 너무 아깝지만 담을 기약해야겠다.  

한번 방문한 장소에서 원하는 기념품을 사지 못했을 때의 안타까움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심한 경우에는 그것때문에 속이 상해 다른 여행지에까지 피해를 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터득한 것이 '담에 오면 꼭 사야겠네'이다. 물론 내가 다음에 이곳에 올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여행에 대한 또다른 기대도 생기게 되고, 사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도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난 '다음에...'라는 말을 반복한다.

다시 오지 못하게 되더라도 충분한 위로가 된다. 나의 노하우다.

 

<사크레쾨르 성당 내부>

운좋게도 이곳에 도착하니 미사시간과 맞아떨어졌다. 11시미사였는데 우리가 도착하고 얼마되지 않아 수녀님들이 미사안내문을 나눠준다. 성당내부 구경은 뒤로하기로 하고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내가 신앙심이 높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주일미사를 빠지게 되면 여러가지로 번거로운 일들이 많이 생기는지라 잔뜩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참 다행이다. 지금껏 미사를 드린 유럽의 성당에서 꽉 찬 자리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곳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냥 주일 미사는 아닌듯 했다.
일단 신부님 제의색부터 흰색(보통 신부님의 제의는 주일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데 흰색은 대축일을 말한다)이고 주집전 신부님 말고 다른 신부님들 몇 분이 공동으로 미사를 드렸으며 그 가운데에는 주교님(대개 주교님은 붉은 모자를 쓰고 계신다)도 눈에 띄었다. 이상하다... 성모승천대축일은 담주인데...  뭔진 모르겠지면 여튼 그냥 미사는 아닌가보다. 얌전하게 미사를 드리고...  특히 미사 중 '평화의 인사'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과 웃으며, 악수로 인사를 나누는 것이 좋았다. 수줍음이 많은 내게 앞, 뒤, 옆 많은 사람들이 먼저 악수를 청해주니 더욱더... 유럽에서 뜻깊은 미사를 또 한번 드리게 되다!

 

<사크레쾨르 성당 내부 천정>

 사크레쾨르 성당의 내부가 사진촬영이 되지 않는 곳인줄 몰랐다. 어젠 너무 피곤한지라 그냥 잠드는 바람에 오늘 여행할 곳에 대한 사전 조사를 자세히 하지 못했다. 그리고 들어가는 입구에서도 곧 시작될 미사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에게 거의 밀리다시피해서 들어와 입구의 안내문도 확인하지 못했다. 미사가 끝나고 난뒤 많은 사람들이 다 카메라를 들이대길래 아무 생각없이 나도 그랬는데 아뿔사! 촬영금지인 곳이었다. 조금 지나고 나니 안내하시는 분들이 사진촬영을 막는다. 정말이지 몰래 찍으려고 그런 것도 아닌데 해서는 안될 짓을 해버렸다. 

너무 부끄러웠지만 그렇다고 이미 찍은 것을 지워버리기도 뭣해 그냥 놔뒀다. 여행을 하면서 최대한 우리나라에 욕되는 짓은 하지말자고 하는 것이 내 여행 룰 중의 중요한 한 가지였는데 이번엔 그러지 못한 것 같아 너무 부끄럽다.
나 땜에 우리나라가 괜한 욕먹지 않기를 바라며... 다시는... 그러지 않아야지!

 이 성당 내부 천정화가 모자이크로 꽤나 유명하단다. 아마도 그래서 사진촬영을 못하게 했나보다. 들어가는 순간 많은 사람들을 압도할만큼 크고 색깔도 화려하다. 보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함께 들며 다시한번 미안하다. 
 

<사크레쾨르 성당 제대 모습>

그래도 찍은 사진을 보니 새삼 놀랍다. ㅋㅋ 놀라운 한가지!
미사를 시작할 때에는 제대 뒤 예수님의 십자가 위는 흰 천으로 가려져 있었다. 그런데 성체를 모시고 미사를 마치고 보니 흰 천은 걷어졌고, 그 안에 성광과 성체가 모셔져 있었다. 얼마나 놀랐는지... 성체현시를 하는 걸 보니 정말이지 일반적인 주일은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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