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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of All/Book Review

마키아벨리 군주론(마키아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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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군주론

저자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출판사
인간사랑 | 2014-10-2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이탈리아어 원문과 비교할 때 뉘앙스가 다른 번역이 다수 눈에 띄...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드디어 마키아벨리 <군주론>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예전에 한번 손에 들었다가 마지막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언젠가는 다 읽으리라'는 마음만 먹고 있었는데 그날이 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

 

오랜 시간동안 <군주론>은 여러가지 이유로 필독서에 올랐다. 고등

 

학생들은 수능을 위해 꼭 읽어야 했고,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은 인문학적 교양을 쌓기 위해, 직장인들은 좀 더 나은 위치에 가기 위해 이 책을 읽어야 했다. 하물며 모든 것을 다 이룬 듯 보이는 CEO에게도 권장 필독서로 언급된다. 하긴, 마키아벨리가 말한 '군주'가 현대사회에선 CEO가 될 수도 있겠다. 어쨌든... <군주론>은 꼭 읽어야하는 책들 가운데 하나였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저술한지 500년(153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세계 많은 사람들은 그의 가르침에서 삶의 해답을 찾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수 많은 <군주론> 번역서 가운데 최근 이탈리아어 완역본으로 출간된 책(신동준 역, 인간사랑)을 선택했다. 국내에서 발간된 책들은 대부분 영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였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오역되거나 왜곡된 부분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이탈리아어 직번역본이라는 말은 나에게 큰 관심을 끌었다. 쉽게 읽혀내려가는 것에서 역자가 얼마나 심사숙고하였는지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원문에 나오는 용어들을 해설해주는 것이다. 같은 의미를 담고 있지만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에게 <군주론>을 이해할 수 있는 많은 도움을 주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대해서는 찬사와 비난이 공존한다. 하지만 <군주론>이 마키아벨리가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찬사를 하는 쪽이나 비난을 하는 쪽이나 여느 처세술의 탁상공론과는 분명 차이가 있음을 인정한다.

 

마키아벨리는 몇 년의 공직생활을 통해 군주라면 응당 강건하고 냉정한 권력자의 모습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가진 인간에 대한 인식 한 켠에는 '불신'이 자리하는 듯하다. 항상 백성들은 믿을만한 존재가 되지 않다는 것을 전제한다. 백성은 처음에는 환호하고 찬양하지만 상황이 변해버리면 언제라도 뒤돌아설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군주는 강력한 군대를 가져야 하고, 필요한 경우 악행을 행사할 줄 알아야 하며, 백성을 강하게 짓누를 수 있는 두려운 존재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말들만 모아 엮어두면 정말이지 인정사정 없이 권력만을 추구하는 간악한 군주의 모습이다. 하지만 <군주론>을 처음부터 제대로 읽었다면 여기서 멈출 수 없다. "가급적 선행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신중하면서도 자애로운 군주여야 하고, 지나친 자신감으로 경솔하게 처신하거나 주위 사람들을 불안케 만들어서는 안된다"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어떤 일이 있어도 백성의 증오를 사서는 안된다는 것을 반복해서 이야기한다. 이러한 점들을 살펴보면 <군주론>은 단어와 문장에 집중하기 보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의 전후 맥락과 당시 역사적 배경을 이해해야만 제대로 읽을 수 있다.

 

사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몇 년전 다녀온 피렌체 여행에서 메디치가를 만나게 되면서이다. 메디치가의 실체가 사라진지 250년이 넘었는데도 피렌체는 메디치를 언급하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곳이었다. "도대체 그 힘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에서 시작된 나의 호기심은 메디치 가문, 미켈란젤로에 이르러 마키아벨리까지 오게 되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강력한 어구를 사용한 마키아벨리도 줄리아노 디 로렌초에겐 너무도 온순하게 복종하는 한 마리 양의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의 헌정사(당초 줄리아노 디 로렌초 데 메디치(1479-1516)에게 헌정하고자 했다)에서는 구구절절함까지 느껴진다. 그만큼 간절했으리라.

 

현대사회는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당시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다. 그럼에도 역사를 통해 살필 수 있는 인간 세상의 모습은 유사한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그렇기에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군주"를 나를 지배해야 하는 또 다른 "나"로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외부사회의 숱한 유혹과 회유 속에서 현명한 선택을 통해 '나'라는 국가를 지켜야하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로 받아들여도 좋을 듯 하다.

 

주변 사람들의 증오를 사서는 안되고, 세상을 보는 현명한 사려분별력을 가져야 하며, 주변에 나를 위해 간언해줄 수 있는 사람을 둘 수 있는 것, 그리고 그들의 말을 경청할 능력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 오늘날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 아닐까 싶다.

 

그가 말한 마지막 말을 되뇌이며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로 삼고자 한다.

 

"당사자가 신중하고 끈기있게 접근하고 시대상황 또한 이에 부합하는 쪽으로 진행하면 성공하지만, 시대상황이 재차 바뀌고 있는데도 성공을 거뒀을 때의 기존 방식을 고집하면 이내 패망한다. ... 시대상황의 변화를 좇아 기왕의 성공방식을 과감히 변화시킬 줄 알면 운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효과적이고 안전하며 영구적인 방어책은 오직 군주 자신의 자질에 의존하는 것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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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을 담은 지도를 그리고자 하는 자는 산과 고원을 그리고자 하면 평원으로 내려와 산과 고원을 올려보고, 평원을 그리고자 하면 산 정상으로 올라가 평원을 내려다봐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백성의 본성을 잘 알려면 군주의 입장, 군주의 본성을 잘 알려면 백성의 입장에 설 필요가 있습니다.

 

몸에 맞지 않아 부담만 되는 남의 무기와 갑옷은 몸을 압박하거나 움직임을 거북하게 만들 뿐이다.


악행없이 권력을 보존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악행으로 인한 오명도 크게 개의치 말아야 한다.

 

군주는 늘 신중해야 한다. ... 그렇다고 우유부단해서도 안된다. 적절히 신중하면서도 자애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나친 자신감으로 인해 경솔히 처신하거나, 과도한 경계심으로 인해 주위 사람을 불안케 만들어서는 안 된다.

 

군주는 가급적 선행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나, 필요에 따라서는 능히 악행도 저지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요새 가운데 최고의 요새는 백성의 증오를 사지 않는데 있다. 군주가 아무리 많은 요새를 갖고 있어도 백성의 증오를 사면 그 어떤 요새도 군주를 구하지 못한다.

 

군주는 나라를 다스리면서 늘 안전한 노선을 따르는 게 가능하다고 믿어서는 안된다. 모든 선택은 위험부담이 따르게 마련이다. 하나의 위험을 피하고자 하면 으레 또 다른 위험을 마주해야 하는 게 세상사의 이치이다. 군주의 사려분별은 여러 위험의 본질을 파악해 가장 해가 적은 것을 선택하는 안목을 말한다.

 

현명한 군주는 사려 깊은자를 간관으로 개용해 그들에게만 진실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 ... 군주는 모든 사안에 대해 물어야 하고, 간언을 경청한 뒤 자신의 방식대로 심사숙고해 결정한다. 이때 군주는 간관들로 하여금 기탄없이 간할수록 더욱 잘 받아들여진다고 믿게끔 처신해야 한다. 군주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누구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서는 안된다. 일단 결정이 나면 동요되지 말고 이를 확고히 지켜 나가야 한다. 이와 다르게 처신하는 군주는 이내 아첨꾼들에게 농락당해 상반된 조언 사이에서 머뭇거리며 갈팡질팡하게 된다. ... 군주는 늘 주변의 간언을 들어야 하지만, 남이 원할 때가 아니라 자신이 원할 때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원치 않을 때 누군가 주제넘게 간하려 들면 이를 저지해야 한다. 그러나 군주는 늘 주변 사람의 간언을 구하고, 끝까지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현명하지 못한 군주가 간언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일반 법칙이다.

 

오랫동안 다스리던 나라를 잃은 이탈리아 군주들은 이를 운의 탓으로 돌릴 게 아니라, 자신의 무능을 탓해야 한다. 이들은 평화에 젖어 상황변화 가능성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 하긴 날씨가 좋을 때 폭풍우가 몰아칠 것을 예상치 못하는 것은 인간의 공통된 약점이기는 하다. 문득 폭풍우가 몰아칠 때 이들은 맞서 싸울 생각은커녕 고작 달아날 궁리만 한다. ... 효과적이고 안전하며 영구적인 방어책은 오직 군주 자신의 자질에 의존하는 것밖에 없다.

 

운명의 여신은 자신에게 감히 대항코자 하는 자질이 없는 자에게 그 위력을 떨친다. 급류를 제지할 제방이 없는 곳을 골라 무자비하게 덮치는 이유다.

 

시변의 흐름을 좇아 응변하면 성공하고, 그렇지 못하면 패망한다.

 

당사자가 신중하고 끈기있게 접근하고 시대상황 또한 이에 부합하는 쪽으로 진행하면 성공하지만, 시대상황이 재차 바뀌고 있는데도 성공을 거뒀을 때의 기존 방식을 고집하면 이내 패망한다. ... 시대상황의 변화를 좇아 기왕의 성공방식을 과감히 변화시킬 줄 알면 운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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