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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이야기(Korea)/경상도(Gyeongsangdo)

영덕 블루로드에서 만난 개성만점의 어촌 마을 3촌 3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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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지루하고 삭막하다 여겨질 때 가장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곳은 동해바다였다.

바쁜 탓에 근래에는 잘 찾지 못했지만 그래도 결국 찾는 곳은 바로 이곳, 7번국도 포항-영덕에 이르는 길이다.

 

 

사람냄새나는 어촌마을(강구항/노물리/경정리/원조대게마을)

 

 

 

 

 

아무래도 없는 시간 쪼개 가다보면 목표를 정해두고, 목표수행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놓치게 되는 풍경이 생기기 마련...

이번엔 좀더 여유를 가지고 즐기는 느린 여행을 해보기로 했다. 눈을 감고도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새로운 풍경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걷다보니 재미로 보고 웃고 지나쳐도 누군가에겐 생활터전이라는 사실에 새삼 관심이 간다.

겨울, 봄 동안 대게로 떠들썩했던 이곳은 여름이 되어 금어기를 맞았지만 이미 잡아둔 오징어와 쥐포, 노가리 등을 건조하느라 색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금어기라고 시간이 멈추는 것은 아니었다.

 

피데기(반건조 오징어), 쥐포는 정말이지 이곳을 능가하는 맛을 찾기가 쉽지 않다. 최고다!

 

 

 

 

 

블루로드는 동해바다를 따라 남북으로 이어진 해안도보코스이다.

때론 바위절벽을 만나기도 하고, 눈부신 모래사장을 걷기도 하고, 하얗게 부서는 파도와 인사를 나누기도 하지만 묘하게도 이번 여행에선 지금까지 관심없었던 작은 마을들에 관심이 간다.

 

 

 

 

 

 

 

 

 

마을에 정박한 배들이 한폭의 수채화 같다.

그림을 좀 그릴 줄 알았다면 한참을 머무르며 그림을 그렸을 것 같은 풍경이다.

 

방학시즌이 되면 어촌마을들은 아이들의 놀이터전이 된다. 각종 어촌체험 프로그램들이 아이들을 기다리는데 이번 여름은 어떤 아이들이 이곳을 찾을까 궁금해진다.

 

 

알록달록 대부리 벽화마을

 

 

 

 

 

영덕에도 벽화마을이 있다. 통영의 동피랑마을이나 부산의 감천마을처럼 우주 유명한 벽화마을은 아니지만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대부리 벽화마을은 바다색과 잘 맞는 것 같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덕을 대변할 수 있는 랜드마크와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영덕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해맞이 공원의 창포말 등대와 해녀의 모습도 보이지만 인상적인 것은 단연 집게 다리를 우뚝 세우고 있는 대게의 모습이다. 마치 노래를 하는 듯, 행진을 하는 듯 보이는 대게들은 누가 뭐래도 영덕의 진정한 상징이다.

 

 

 

 

 

 

작은 어촌마을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2년 동안 지속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란다. 간간히 벽화작가의 이름이 낙관처럼 씌여져 있다.

좁은 골목으로 이어진 벽화마을과 달리 시원스런 느낌이 든다. 차가 많이 다니는 길은 아니지만 때때로 빠른 속도로 오가는 차들도 있으니 앞뒤좌우 조금만 주의한다면 재밌는 여행길이 될 수 있겠다.

 

 

 

 

영덕 대부리마을에서는 마을회관에서 민박도 하고 있으니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듯~

(▶ 민박: 011-9584-8986)

 

 

 

 

제일 맘에 드는 그림...

큰고기를 따르는 작은 고기들처럼 많은 사람들이 영덕으로 향했으면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역사와 통이 살아숨쉬는 괴시리 마을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에 깊이 남은 것도 있지만 인위적이지 않은 멋이 있어 더 좋았던 곳이다. 한옥이나 전통마을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진짜 마을이라 겉모양만 갖춘 유령마을이 아니어서 생동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오래된 전통미는 그리 많이 느껴지지 않는 듯...

 

 

 

 

 

 

 

전통 한옥은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재주를 가졌다. 거기다 연꽃까지 어우러지니 깨끗해지는 느낌까지 든다.

이것이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채워준 원천이지 않았을까. 걷기여행이 그들의 지혜에 좀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다.

 

 

 

 

 

 

괴시리 전통마을은 영양 남씨 집성촌으로 오래된 건축물은 200년 이상 된 곳도 있다. 모두 30여 가구가 생활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6개의 고택은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다. 일반 가구와 섞여 있지만 입구에 안내판이 있어 찾기가 어렵지는 않다.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곳은 들어갈 수 없지만 문화재로 지정된 주택은 마당 안으로 들어가 좀더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괴시리 마을이 유명해진데는 고려 학자 목은 이색 선생의 영향이 크다. 그래서 괴시리 전통마을의 가장 깊은 곳에는 목은 이색 선생의 기념관이 있다. 괴시리 마을은 목은 이색 선생의 외가가 있었던 곳이고, 이색 선생이 이곳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전해진다. 때문에 영덕 '블루로드'로 이어지는 이 길의 테마는 '목은 사색길'이 됐다.

 

 

 

 

사실 목은 선생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돌아온뒤 자료를 찾아보니 고려 말 성리학 학자로 정도전의 스승이기도 했단다. 고려말 충신이라 하는 정몽주, 길재와 함께 삼은이기도 하다. 목은 기념관 앞길에는 목은 선생이 지은 여러 편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생가터를 작은 비석이 가리키고 있다.

 

이미 알고있는 곳을 목표로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천천히 걸으며 우연히 만나게 되는 작은 마을들도 여행에선 꽤나 흥미로운 추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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