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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of All/Book Review

검은 꽃(김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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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꽃

저자
김영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3-08-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감수성, 신세대적인 삶을 꿰뚫는 자유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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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짧은 강연을 본 뒤 그가 궁금해졌고, 작가라는 사실을 알고 도서관에서 그의 책들을 찾아봤다. 가장 최근에 발간된 책이 <말하다>, <보다>였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탓에 나와의 인연은 그리 쉽게 연결되지 않았다. 꿩 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집어든 것이 바로 <검은 꽃>이다. 사실 읽고자 하는 마음보다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이 싫어 선택했을 뿐이다.

그런데 첫 페이지를 넘겨보고는 꼭 끝까지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문구도, 사전 지식도 없었지만 왠지 그냥 돌려보내선 안되겠단 생각이 크게 들었다.

 


<검은 꽃>은 일명 '애니깽'이라 불리는 멕시코 이주자들의 이야기이다. 이주민이었지만 이주민이 아니었고, 노동을 했지만 노동자가 아니었다. 이주로 인해 지금까지 전부인 것으로 알아왔던 세계관이 무참히 흔들리고, 인간으로서의 존재감도 흔들렸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알고 왔던, 모르고 왔던 이주 이후 그들의 삶은 어마어마한 변화를 경험한다.
그 변화 속에 있던 수 많은 사람들...
왕족과 군인, 도적과 역관, 박수무당과 가톨릭 사제.
이주하지 않았다면 결코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이 이주를 위해 영국 상선에 몸을 실으면서 그들의 삶은 거미줄처럼 엮였다가 다시 평행선이 되고, 만날 듯 말듯 하면서 만나도 만난 것이 아닌 그런 삶을 살아간다.


처절한 삶을 살아가며 감정, 향수, 기대가 사라져도 삶은 계속 될 수 밖에 없다는 비애가 한 없이 몰려오지만 작가는 너무나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 괜히 겸연쩍어 주변을 둘러보게 만든다. 분명 세상 속에는 그들의 자리도 있을진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사그라진 사람들이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무척 궁금해졌다.
인터넷을 검색하며 읽는다고 흐름이 조금 깨지기도 했지만 읽는 내내 나의 무지함을 탓하며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 많지 않은 자료를 토대로 하나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풀어낸 작가의 힘이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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