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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of All/Book Review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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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노희경 (헤르메스미디어,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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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작가, 노희경. 에세이를 쓰다.

그래서 나오자마자 한참 동안 이슈가 되었던 책이다. 

움직이는 영상으로 만날 수 있던 그녀를 활자로 만나게 되니 일단 느낌 자체가 새롭다.

그녀를 대면해 보진 못했지만, 그녀의 드라마를 매니아처럼 기다려가며 찾진 않지만 왠지 모를 끌림이 있었다. 이유없는 신뢰감이랄까, 뭐 그런게 있었다. 드라마를 통해 보는 그녀는 아마도 내게는 없을 분명한 맺고 끊음을 가지고 있을 것만 같고, 철두철미함을 가지고 있어 늘 완벽할 것만 같았다. 어쩌면 대리만족일 수도 있겠다.

 

그녀가 사랑에 관한 책을 썼다. 물론 그녀가 써내려간 수많은 이야기들 속에도 늘 사랑이 존재했지만 이상하게도 그녀의 이미지와 사랑은 그리 잘 맞는다는 느낌이 없었다. 내 머릿 속의 그녀는 냉혈한은 아닐지라도... 여튼 좀 다른 느낌이었다. 나는 또 고정관념을 가지고 사람을 보고야 말았다.

 

이 책을 읽어내려가며 처음에는 그녀가 쓴 많은 드라마들의 에필로그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분량상의 문제로, 내지는 대중매체가 가진 어떤 특별한(?) 이유로 차마 드라마에서 못다 한말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 에필로그를 읽다보면 드라마 주인공들은 사라지고 덩그러니 남아있는 그녀를 발견하게 된다. 철없던 시절 첫 사랑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과거까지 이어지는 가족과 주변인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한켠으로는 마음의 위로도 되었다. 일종의 대리만족도 느끼면서. 짧지 않은 삶의 과정 속에서 그녀는 많이 변해있었다. 속이 좁아 터진 나는 그녀처럼 먼저 손내밀지 못하지만 조금의 가능성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고... 

 

어떤 책을 읽든, 어떤 이야기를 듣든 나는 항상 나와 대비를 시켜본다. ‘나라면.... 나는 어떤가.’ 그녀의 이야기 속에 등장한 인물들을 생각하며, 내 주변 사람들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러면서 때론 감사해하기도 하고, 때론 부러움을 가지기도 하고, 때론 반성하기도 하고... 나는 누군가에게 내 모습에 대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다고 거짓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이는 만큼만 보라는 식이 많다. 아님 말라고... 그런데 때론 그런 내 모습이 싫어질 때가 있다. 요즘처럼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더욱 더. 누구처럼 편안하게, 아무런 거리낌없이 말하고 행동하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도 내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녀의 반성이 곧 나의 반성이 된다. 더 나아가 나도 멀지 않은 미래에 조금 더 성장한 나를 볼 수 있겠지하는 기대도 해본다. 하하하! 마음이 따뜻해진다.

 

바다 위에서 뜻밖의 양식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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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이해할 수 없어.’

이 말은 엊그제까지만 해도 내게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였는데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준영일 안고 있는 지금은 그 말이 참 매력적이란 생각이 든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더 이야기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지금 몸 안의 온 감각을 곤두세워야만 한다.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건 아니구나.

또 하나 배워간다.

[그들이 사는 세상 中에서]

 

신이여, 인간에게 너무 가혹한 사랑일랑 내리지 마소서. 그리고 그들의 아픔이 당신의 실수였다고 말하며 위로하소서, 용서하소서.

 

어른이 된다는 건

상처 받았다는 입장에서

상처 주었다는 입장으로 가는 것.

상처 준 것을 알아챌 때

우리는 비로소 어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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