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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바엔 입구>
오우라 성당을 왼쪽으로 끼고 돌아 올라가면 구라바엔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일본인들의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입구부터 물씬 풍긴다. since 1974라는 것은 구라바엔이 만들어진 시기가 아니라 현재의 모습으로 정비된 시점을 말하는 것 같다. 지난번에도 너무 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오지 못했다. 맘 속에 담아놓고 눈길만 계속 이곳으로 향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너무 기쁘다. 나가사키에서 내가 하고 싶었던 것, 하나를 꼽으라면 이번엔 구라바엔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미션 수행 완료! ^^
나를 환영해주는 안내문들... 돈 내라는 소린데도 좋단다.
<구라바엔 한글 지도>
일본의 웬만한 관광지에선 한글로 된 안내문을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홀로하는 여행이라 해도, 초행길이라 해도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일본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일이다. 그나마 메뉴판에 그림이나 사진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고, 히라가나, 가타카나로만 적혀있는 곳에선 정말 눈 앞이 새까매진다. 의사소통도 되지 않으니... 처음 일본에 왔을 때 맥주 한잔 하겠다고 한 음식점에 들어갔는데 도대체 뭐가 맥주인지 몰라 한참을 헤맸다. 영어로 말해도 알아듣지 못하니... ㅋㅋ 그것 말고는 일본에서 한국인이 여행하기에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지금까지의 경험이니 지금부터는 생길 수도 있다).
구라바엔(グラバー園, Glover garden)
구라바엔은 글로버 정원을 뜻한다. 스코틀랜드에서 온 Thomas Blake Glover는 1863년 이곳에 자신의 저택을 건설한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양옥이라는 점, 글로버의 부인 쓰루가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의 모델이 되었다는 점, 이색적인 건물들이 모여있어 일본 속의 유럽을 맛볼 수 있다는 점, 해가 지면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다는 점 등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구라바엔으로 향하게 한다.
이곳에는 개항기 시절, 외국의 무역상들이 거주하던 집들이 모여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라바엔이라 불리는 이유는 글로버의 집이 가장 아름다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현재 남아있는 주택들은 처음부터 이곳에 있던 집들은 아니었지만 1899년 나가사키의 외국인 거류지가 폐지되면서 주인 잃은 양관들을 잘 보호하기 위해 1970년부터 준비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갖추게 되었다.
구라바엔은 글로버 정원을 뜻한다. 스코틀랜드에서 온 Thomas Blake Glover는 1863년 이곳에 자신의 저택을 건설한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양옥이라는 점, 글로버의 부인 쓰루가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의 모델이 되었다는 점, 이색적인 건물들이 모여있어 일본 속의 유럽을 맛볼 수 있다는 점, 해가 지면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다는 점 등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구라바엔으로 향하게 한다.
이곳에는 개항기 시절, 외국의 무역상들이 거주하던 집들이 모여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라바엔이라 불리는 이유는 글로버의 집이 가장 아름다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현재 남아있는 주택들은 처음부터 이곳에 있던 집들은 아니었지만 1899년 나가사키의 외국인 거류지가 폐지되면서 주인 잃은 양관들을 잘 보호하기 위해 1970년부터 준비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갖추게 되었다.
<움직이는 보도>
이름 붙인게 웃긴다. 움직이는 보도. 에스컬레이터로 제1게이트에서 미쯔비시 제2 독하우스 입구까지 올라갈 수 있다. 생각보다 길고 가파른 에스컬레이터인데 어떻게 이렇게 만들 생각을 했을까 싶다. 올라가는 동안 왼쪽으로 보이는 나가사키의 전경이 예술이다. 자칫 지루할 수 있었던 이 길이 상당한 설레임과 즐거움을 준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길에서 본 나가사키 전경>
<미쯔비시 제2 독하우스>
움직이는 보도 끝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미쯔비시 제2 독하우스이다. 독하우스는 미쯔비시 조선소에 배가 수리하기 위해 들어왔을 때 승무원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숙박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시설이다. 구라바엔에서 가장 위쪽에 자리하고 있어 전망을 보는데도 아주 멋진 위치에 있다. 이층 베란다에 서면 나가사키항이 훤히 내려다 보이고 조선소까지도 보인다. '우리 배가 다 수리되었나?'하고 한번씩 나와서 확인하고 들어가서 생활했나보다. 그러기엔 너무나 멋진 위치다.
<미쯔비시 제2 독하우스 2층 베란다에서 본 풍경>
이런 절경이라면 하루종일 서있어도 좋기만 하겠다. 그 당시 승무원들도 이곳을 떠나는 것이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그래서 '조금 더 천천히, 천천히'를 속으로 외쳐대지 않았을까. 나 역시도 다른 곳에 안가도 좋으니 바다가 내다보이는 곳에 비스듬한 의자 하나 세워놓고 들어오고 나가는 배들을 바라보면서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모두들 이런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겠다고 줄이 아닌 줄을 서고 있다.
<당시 사용했던 물건들과 의상>
당시 저런 의상을 입고 다녔단다. 그런데 이곳 정원과 참 잘 어울린단 생각이 든다. 지금도 밖에 나가면 저런 옷을 입고 왔다갔다하는 사람들로 정원이 가득차 있을 것 같다.
<당시 사용했다던 벽난로와 책상>
<사카모토 료마, 坂本龍馬>
이곳에 올라오면서도 많은 곳에서 볼 수 있었던 사람의 정체를 이곳에서 알게 되었다. 알고보니 이 사람, 일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인기인이다. 역사상 가장 인기있는 사람 중 한명으로 꼽힌단다. 소설로도, 만화로도, 게임에도 나온다고 하니 그 인기를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인가 보다.
도쿠가와 막부를 종식시키고 일본이 근대국가로 성장하는데 밑바탕이 된 사람이다. 메이지유신의 영웅! 이 근처에서 이 사람을 자주 볼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이곳에서 글로버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료마는 막부타도의 꿈을 품고 글로버를 통해 총기도 구입하고, 군함을 구입하기도 했다. 그가 존경받는 이유는 단순히 막부를 타도했다는 것이 아니라 '깨끗한 일본'을 만들어야 한다는 기본정신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본다. 새로운 세상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외국문물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융통성, 타협과 중재의 능력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고 일본인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한 사람의 영웅이 나오면 더욱 극적으로 만들기를 원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가. 료마가 그 업적 자체로도 위대한 인물인데 더욱 그를 드높이고 싶었나보다. 항간에는 검술의 달인이었다는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말도 있고, 어린 시절 선생님도 포기한 지진아였다가 발전을 이루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것 또한 과장된 표현이라고 하기도 한다. 한쪽에서는 그가 돈을 많이 밝혔다는 말도 하고, 허풍이 엄청 심했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 치더라도 어쨌든 현재의 일본이 있을 수 있는 것은 료마가 그 발판을 만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 사실은 변함없는 진실일 것이다.
<역사의 샘>
역사의 샘, 기원의 샘... 이름도 거창하다. 그냥 보기엔 폭포 장식물인데 말이다.역사의 샘 바로 위는 전망광장이다. 이곳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듯 하지만 대포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나가사키 지방재판소장 관사>
이것은 원래 외부에 있던 건물인데 이곳으로 옮겨왔다. 서양식의 관청 건물로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한다. 하지만 다른 외국인 주택들이 국가지정중요문화재로 지정된데 반해 이곳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는 않다. 서양식이긴 하지만 일본인이 설계해서 서양식 방과 다다미 거실이 함께 있다.
관사였으니 손님들이 많이 찾았겠지? 여러 종류의 응접세트가 있는게 예전 그 시절 오고갔던 사람들을 생각케 한다.
작은 야생화가 활짝피어 있으니 내 얼굴도 쫙~ 펴지는 것 같다.
주인없는 집들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인지 전혀 외로워 보이지 않는다.
<푸치니와 미우라 다마키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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