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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을 이야기(Europe)/프랑스(France)

[몽 생 미셸] 하늘아래 천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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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블로그 이동으로 작년 여름 여행 이야기에 너무 소홀했다. 별거 아닐거라고 덤벼들었는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일반 이사는 포장이사라도 있지만 블로그는 포장이사를 할 수 없으니 말이다.

그간 잠시 쉬었던 프랑스 여행! 다시 시작합니다!!


수도원을 한바퀴돌고 이제는 다시 내려가야 할 시간.
아래에서 높이 솟아있는 첨탑을 보며 올라갈 때에는 단숨에 올라갈 듯이 힘이 불끈 솟아올랐는데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내려오려니 아쉬움인지, 정말 힘이 빠진건지 올라갈 때와는 다른 느낌을 가지게 한다. 아마도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이 내 머리꼭지를 부여잡고 있기 때문이리라. 저기 앉아있는 그들도 나와 같은 맘일까?


가만생각해보면 이곳에서 사철을 살기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지금이야 여름이라 시원한 맛이 들어 좋지만 두꺼운 돌로 둘러싸인 이곳에서의 겨울은 얼음짱같은 날들을 보내야 할 것 같아서 말이다. 심지어 그땐 난방도 벽난로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 면에선 우리나라 기와집이 온돌이 있어 겨울을 나기엔 더 좋을 것 같다. 그래도 수사님들이 수행하는데에는 크게 한 몫 했겠지.


뒷벽을 따라 내려오니 천사의 날개가 사람들을 기다린다. 곳곳에 숨어있는 미카엘 천사의 흔적이 여기서 끝을 맺게 된다. 
이곳을 지나는 많은 사람들이 쉽사리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용기 있는 사람들은 날개를 달고 천상세계로의 비상을 꿈꾸고, 미처 용기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용기있는 그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얻는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하늘 아래 천사가 된다.


수도원을 나서고 성벽을 따라 걸어내려오다보면 수도원 역사박물관이 보인다. 정식 명칭은 명확하게 모르겠지만 몽 생 미셸에 있는 원고와 역사적 자료들을 모아놓았다. 시간이 촉박하여 둘러보지 못했지만 한번쯤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www.scriptorial.fr). 돌아와서 찾아본 박물관 홈페이지.

1월엔 문을 열지 않고, 각 월마다 open시간과 close시간이 다르니 홈페이지로 확인한 후 가는 것이 좋다. 닫기 1시간 전까지 입장이 가능하고 입장료는 7 Euro를 기준으로 아이와 단체가 달라진다. 오디오 가이드 사용시 3 Euro추가.





물이 빠진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이들은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언제 다시 이 곳에 올 수 있을까?'
'이 물들을 다 어디로 흘러갈까?'
'오늘 저녁은 뭘 먹지?'

무슨 생각을 하든 몽 생 미셸 여행의 기쁨이 젖어있었음 좋겠다.


벽에 낀 이끼가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 같다. 몇 백년의 시간을 모두 담을 수는 없었지만 그 많은 시련과 즐거움의 순간을 통해 더욱 견고한 성의 틀을 만들어나가고 있으리라.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 그리고 내려오는 많은 사람들
내 여행도 조금씩 해가 지고 있다. 그래도 내일은 또 다른 태양이 뜬다니까... ^^


함께했었던 러시아 가족들이 고생했다고 간식거리를 주신다.
밀가루 전병이 허기진 배를 채워주고, 달콤한 설탕 시럽이 허전한 마음을 채워준다.



자전거를 타고,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캠핑카를 타고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나도 휴가를 즐기러 이곳에 왔지만 왠지 저들의 모습이 더 부럽게만 느껴진다. 이유가 뭘까?
단순히 남의 떡이 커보이는 그런 이유는 아닐 것 같은데...


 

바로 위에 보이는 곳이 물이 차버리면 이렇게 바뀐다. 물이 빠진 모습만 볼 수 있었던 나는 사진으로 보고도 이 모습이 실제인지 믿을 수 없지만 말이다. 그럼 사람들이 어떻게 들어가지? 완전히 갇혀버리겠는걸.


이렇게 몽 생 미셸과도 이별한다. 아직 이런 이별이 익숙하지 않아 마음 한 구석이 휑하지만 적응하게 될 날도 오겠지. 그래도 마음 한 켠으로는 영원히 이런 이별에 익숙해지지 않기를 바란다.


 

안녕! 다음에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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