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크 아일랜드에서 최종 연습(?)과 식사를 마친 후 진짜 스노클링을 하러 바다로 나간다. 이렇게 대담한 결심 아니 대단한 준비를 하고 떠나는게 무슨 전장에 나가냐고 할 수도 있지만 몇 년을 맥주병으로 살아온 내게는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재미는 재미대로 챙겨야 하는 상황! 일단 커다란 오리발부터 인증샷!
<럭키님이 보내준 사진: http://blog.naver.com/bwgo638>
락 아일랜드(Rock Islands) 스노클링은 일명 <용궁투어>라는 이름으로 팔라우에서 통용된다. 자이언트 크랩시티, 씨브레이크, 세멘터리, 빅드랍오프 등등... 이 모든 포인트가 용궁투어에 포함된다. 물론 이 코스도 A, B로 나누어지기 때문에 하루만에 섭렵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보통 2일 동안 이 코스를 돌아나온다. 여기에 추가로 밀키웨이와 젤리피쉬 호수까지 다녀올 수 있다.
먼저 자이언트 크랩시티(giant clam city)
자이언트 크랩시티는 팔라우의 명물 대왕조개들이 모여살고 있는 지역이다. 나이가 지긋한 대왕조개들이 모여살고 있으니 실버타운이라 해야하나? 이 정도 크기라면 살아온 세월이 80년~100년은 족히 넘는다고 하니 우습게 보고 넘어갈 일은 아닌 것 같다.
가까이에서는 처음보는 산호들이 눈에 들어올 법도 하건만 그 보다 더 거대한 대왕조개 때문에 빛을 잃었다. 그치만 이 역시 놀라운 광경이다.
이럴 땐 내가 수영을 하지 못한다는게 한스럽기까지 하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장난인척 슬쩍 만져보고도 싶고, 선명한 사진도 찍어보고 싶은데 그게 안되니 말이다. 이렇게 입을 벌리고 있다가 살짝 손을 대면 입을 다물어 버린다. 여기에 손이 잡히면??? 먹히게 되는거지 뭐. ㅎㅎ
대왕조개의 맛은?
저렇게 큰 대왕조개는 질겨서 먹을 수가 없단다. 맛이 없단 말이다. 보통 우리가 먹는 대왕조개는 10~15년 정도된 것들을 먹는다. 그렇다해도 크기는 일반 조개의 몇 천배는 될 것 같다.
자세히 보면 조개가 입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
두 번째 포인트로 이동~
이번엔
세메터리(cemetery)라 불리는 곳이다.
말 그대로 공동묘지인데 누구의 묘지이지?
이곳은 과거 팔라우 원주민들이 사람이 죽으면 버리던 곳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산호무덤이 가득한 곳이라 이름도 cemetery이다.
그저 배를 세웠을 뿐인데 이렇게 많은 물고기들이 모여들다니... 쟤네들도 이제는 사람들이 오면 먹을 것이 생긴다는 걸 알아차렸나 보다.
파블로브의 위대한 실험이 이곳에도 적용되는 건가? ^^
세메터리에서는 이렇게 줄지어 다니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거나 날카로운 산호들로 위험성을 가진 곳이 있어 표시를 해두고 그곳으로 다니는 것을 권장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줄지어 다닌다. 하지만 바다에 빠져있다보면 이 줄을 이탈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데도 아랑곳없이 저희들 갈 곳을 살피고 그리 움직인다. 팔랑팔랑 움직이는 샛노란 꼬리가 눈 앞에서 어른거리니 환상을 너머 환각에 빠진듯 하다.
너무나 신기한게 사람들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는다. 오히려 내게 장난을 걸듯 내 팔과 다리를 슬쩍 건드려 보기도 한다. 여기 인어라도 사나? 어떻게 이렇게 겁을 없을 수가 있지? 겁 없는 비둘기는 봤어도 겁 없는 물고기는 처음보는 터라 신기하다는 말 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이곳은 팔라우에서도 유일하게 물고기에게 밥을 줄 수 있는 곳으로 허용된 곳이다. 과거엔 사람이 먹는 밥을 주었는데 주변이 너무 지저분해지고 해서 지금은 빵조각을 준다. 절대로, 절대로 육류는 줄 수 없다. 배 위에서 받아든 식빵 조각을 뭉쳐 들고 들어갔는데 물고기들이 나를 밥으로 아는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다른 사람에게 줘버렸다. 진짜 내가 먹힐 것 같아서...
팔라우에서 꼭 봐야한다는 나폴레옹 물고기.
생긴 모습이 꼭 나폴레옹이 그 특유의 모자를 쓰고 있는 것 같다하여 이름이 나폴레옹 물고기다. 나폴레옹은 알까? 자기 이름이 이렇게 불리고 있다는 사실을... 유영하는 모습은 천하태평이다.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산호와 물고기들을 볼 수 있어 좋은 곳이 세메터리이다. 자이언트 크랩시티는 손이 닿기엔 너무 먼 곳이어서 감질났는데 이곳에서 소원성취했다. 여기는 정말이지 하루종일 있으라고 해도 있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세 번째 포인트는 써브레이크
써브레이크? 그게 뭐지? 그냥 생각에는 Ship brake가 더 적당할 것 같은데 어디를 찾아봐도 써브레이크라는 이름이 어디서 나온건지 알 수 없다. 혹시 아시는 분은 좀 가르쳐주시길...
이곳은 바다가 아름다워서라기 보다는 태평양 전쟁때 정찰선으로 사용되었던 배가 가라앉아 지금까지도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난파선을 보기 위해 찾는 곳이다.
팔라우가 태평양 전쟁의 요충지이다 보니 그 잔재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원래는 먼바다에서 가라앉은 것이 밀물과 썰물에 밀려 지금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라 한다. 가라앉은 배들이 많다보니 팔라우에선 난파선 다이빙만 모아서 떠나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한다.
정말이지 배의 원형이 거의 손상되지 않고 남아있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지금은 산호와 물고기의 서식처가 되었다. 생명이 없는 쇠덩어리에도 생명이 꽃핀다는 것은 말 그대로 신비이다.
드디어 벗었다. 구명조끼를 벗었다. 완전히 자연스럽지는 못하지만 이즈음 되면 나도 물에 완전 적응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발이 닿지 않는 망망대해에서 구명조끼도 없이 있을 수 있다는건 이전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니까 말이다. 너무 좋았던 그날의 기억. 물론 이때의 내 보험은 오로지 반지루 뿐이었다. 사진은 럭키님께서.
보통 이렇게 하면 하루일정의 락아일랜드 투어가 끝난다. 물론 우리의 투어도 끝났다.
하지만 한번이 더 남아있는 락아일랜드 투어라 그리 아쉽진 않았다.
"본 여행은 하나투어의 지원으로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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