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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을 이야기(Europe)/프랑스(France)

[생 말로] 브르타뉴 해적의 성에 입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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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말로 St. Malo>


르타뉴 지역의 생 말로는 프랑스 북서부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 '성벽도시'라고도 불리고 '해적도시'라고도 불린다. 알레트의 초대 주교였던 웨일스의 수도사 말로의 이름에서 따와 도시의 이름을 지었다. 16세기 영국배를 약탈하는 해적의 출입을 (왕이) 공식적으로 허가하여 부를 축적하였고, 번영하기 시작했다. 파리의 몽파르나스 역에서 TGV를 타고 2시간 정도 가서 다시 기차를 타고 50분정도 가면 된다(참고로 아침 7시 35분 몽파르나스에서 출발하면 10시 38분에 생 말로에 도착할 수 있다). 약 3시간 정도 걸리면 도착할 수 있는데 기차편이 많은 편이라 당일 여행도 가능하다. 생 말로 항구엔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페리도 정기적으로 운항한다.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작가 샤또 브리앙은 이곳의 해안을 영원히 즐기기 위해 생말로 앞바다 그랑베 섬에 선채로 묻어달라는 유언을 했다고 한다. (사진 출처: 생말로 관광 공식 홈페이지)



<생 말로에 들어서다>

디어 긴긴~ 시간을 지나 생말로에 들어섰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때쯤 도착하니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차에 치여 여행을 망쳐버리면 안되니까. 이번 일정이 우여곡절 끝에 오게 된 여행의 백미가 되어야 할 내겐 아주 중요한 일정이었으니 망칠 순 없다. 고속도로를 움직이는건 우리나라나 넘의 나라나 지루하긴 매한가지인 것 같다. 그나마 조금 참을 수 있었던 건 간간히 풍겨오는 이국적인 정취 덕분이었지만 동유럽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그 느낌과는 달랐다. 그땐 정말 잠깐 눈을 감는 것도 아까울 정도로,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은 풍경이 널려있었으니까.

 


<관광지가 가까워왔다는 걸 친절하게 알려주는 여러 표지판들>


이런 표지판들도 괜스레 나를 반겨주는 것 같아 반갑기 그지없다.
여기가 루이 마르탱 거리인가?

 

여행하면서 어딜가도 웃으며 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본다.
하늘: 하늘엔 경계가 있는 것도 아닌데 내가 늘 보는 하늘과 여행지의 하늘은 다른 느낌을 준다. 물론 집에서 바라보는 하늘도 좋지만 말이다.
간판: 우리나라의 천편일률적인 간판은 모두가 지자랑만 할 줄 알았지 주변을 배려해주지 않는다. 단조롭더라도 조화로운 간판이 좋다.
지하철 내지는 트램: 특히 트램은 뭔가 색다른 분위기를 조성해준다.
문: 특히 나무로 만들어진 문 ^^

.....


가 많았던 것 같은데 갑자기 생각하려니 머리가 멍~해졌다. 알랭 드 보통은 여행에서 떠오르는 이런 이미지 하나하나와 세계적 인물을 엮어 [여행의 기술]이라는 책을 써냈는데 난 단순히 내게 남는 이미지 하나도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하고 있다니... 한심스럽구려~ 한번쯤 깊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나의 숙제!

 


<길 중앙의 조형물>


엇인지는 모르겠는데 난 농부를 표현한 것으로 봤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이 지역과 관련이 있을텐데... 농업과 관련된 부분은 듣지 못했는데... 그다지 이쁘거나 이목을 끌 수 있는 조형물은 아니었지만 놓치기 싫은 것이었다. 차 안에서 찍은거라 약간 흔들렸구만. 쩝~

 

 


<생 말로 구시가지>

디어 저 멀리 구시가지가 보인다. 생말로 시가지에서 다리를 건너면 섬으로 만들어진 생말로 구시가지가 나온다(사실 섬이라 하기엔 다리가 너무 짧았지만...). 생말로 구시가지는 듣던대로 탄탄한 성벽이 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다. 성벽으로 믿을 수 없었던지 빼곡한 건물들이 2차 벽이 되어 시가지를 지키고 있는 것 같다. 꼭 병풍처럼 바다를 둘러싸고 있는 것 같은게 해적의 요새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여름 관광지 아주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더니 먼저 온 차들이 빽빽하게 주차를 해뒀다. 이곳도 주차 전쟁이다.

 


<라 부르도네 해군 사령관 de bourdonnais 동상>


말로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입구에 부르도네 해군 사령관의 동상이 커다랗게 자리하고 있다. 이 사람은 프랑스 해군 사령관으로 인도 지배권을 두고 프랑스와 영국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란다. 19세에 이미 동인도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대위로 있다가 프랑스와 영국 사이에 전쟁이 발발하자 인도 마에(Mahe)에서 지휘권을 잡았다. 그래서인지 동상에도 Mahe de bourdonnais라고 적혀있다. 이 사람이 생 말로와 어떤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길래 이 곳 입구에 동상이 세워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영국과 아주 가까운 해안인 이 곳에 그 동상이 세워져있다는 것은 단순한 의미는 아닌 것 같다. 프랑스가 영국에 대해 은근한 심리전(?)을 내던지는... 너무 과대망상인가? ^^

 


 

쨌든 입구에 세워져 있는 그의 동상은 이곳의 위엄을 보여주는데도 한 몫을 한다. 좀 전까지만 해도 해맑았던 하늘이 우중충해지기 시작한다. 해안가라 날씨가 들쑥날쑥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난 파란 하늘이 더 좋은데 말이지.

 


<성벽과 건물들>


 

말로(여기에서 말하는 것은 구시가지를 말한다)는 성벽으로 외부와 확연하게 구분된다. 돌로 만들어진 성벽과 같은 재질로 만들어진 것 같은 건물이 한 덩어리처럼 느껴진다. 누군가의 계획 하에 일률적으로 만든 것처럼 어떻게 이렇게 같을 수가 있을까.

  


<기념품 상점에서 보는 해적들>


말로의 기념품 상점에서 가장 인기있는 물품들은 해적관련 물품이다. 그 중에서도 해적의 사진과 그림이 단연 으뜸이다. 해적의 사진이 기념품이라... 우리나라로 친다면 홍길동, 임꺽정 사진이나 그림이 관광기념품이 되는 셈이다. 너무나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걸어놓은게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아마 이 곳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위인쯤으로 생각하겠다.



<빼곡한 차들>


름 휴가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차들이 빼곡하게 주차되어 있다. 우리도 이 곳을 3바퀴 정도 돌고나서 겨우 주차할 만한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정말이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인데 골목길이 너무나 협소하다보니 주차할만한 공간도 충분치 않다. 구석구석 차가 없는 곳이 없다. 이런 주차난에도 따로 주차비를 받는 것 같진 않았다.

  


 

벽을 넘어 브르타뉴의 해안가가 보인다. 저 멀리엔 영국이 있겠지. 휴가를 즐기기 위해 온 한 가족의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아이들은 금방이라도 물에 뛰어들 수 있을 것 같은 복장이다. 귀여운 녀석들... 이제부터 도보길이다. 정말이지 땅을 밟아보고 싶었다. 사람은 땅을 밟고 살아야하는 거야. (갑자기 몇 일전 TV에서 본 아시아의 원시부족 바자우족이 생각나는구만. ㅠ.ㅠ)

 

 

이 좁은 길목에 사람도 다니고, 차도 다닌다. 그래도 경적 한번 울리지 않고 잘도 다닌다.

 

  


<길거리 퍼포먼스>


람들이 다니는 길목에서 한 그룹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의상이나 분장으로 봐서는 뭔가 전통적인 연극 같은 걸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프랑스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으니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알수가 없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그저 흘깃 쳐다볼 뿐인데도 그들은 열과 성의를 다한다. 이런 분위기 넘~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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