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가르니에 Opera Garnier>
“요컨대 그 오페라 극장은 예술을 신으로 섬기는 신전과 같다.”
- 샤를 가르니에
오페라 가르니에, 오페라 극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샤를 가르니에(Charles Garnier)의 작품으로 1862년 착공하여 1875년 완공되었다.
이때 가르니에는 무명이었는데도 불구하고 171명의 경쟁을 뚫고 공모에서 선정되었다.
죄석이 총 2200개가 넘고, 등장인물이 한번에 450명까지 출연할 수 있다고 한다.
무대 규모로는 세계 최대를 자랑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곳이 유명해진 것은 건물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일 수도 있지만
샤갈이 그린 객석의 천정화와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오페라 유령의 배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물랑루즈를 지나 한참을 걸어갔다. 정말이지 동물적인 감각만으로 내려간 것 같다. 물론 지도가 있었지만 '그냥 가면 어디까지 갈 수 있나?'를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주일이다보니 주변의 상가가 거의 대부분 문을 닫아버려서 구경할 수 있는 곳도 제 시간에 하지못한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가 마주치게 된 것이 삼위일체 성당이다.
[삼위일체성당 Trinite]
왼쪽 그림작가: 조지영님(그림원본: http://www.cyworld.com/zojoe/310581)
프랑스가 대표적인 가톨릭 국가이다 보니 주변에서 성당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또한 동네에서 마주치는 성당도 우리가 생각하는 동네성당을 넘어 어찌보면 주교좌성당만한 규모를 가진 것도 있다. 물론 그 역사도 우리네 성당과는 비교도 안되지만... 워낙에 이런 성당들이 많다보니 책자나 지도에 표시가 된 것도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아쉬움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간혹 생기게 된다. 그런 성당들이 꼭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 것만 같아서...
이 곳 삼위일체 성당도 마찬가지이다. 일단 이름에서 범상치않음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여기에 도착했을 때는 공사 중이라 막혀 있고, 가려져 있고, 차단되어 있는 곳이 많았다. 하지만 건물 외곽의 조각이나 성상들에서 그 무게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그와 대비적으로 차양막을 어린이들의 그림으로 장식해 둔 것이 시선을 끈다. 그래서 이 광경을 즐길겸 성당 맞은 편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벌써 3시가 넘었는데... 이러면 저녁은 언제 먹나~ ㅠ.ㅠ
[Royal Trinite 레스토랑의 전경]
그냥 레스토랑이었는데 배경이 참 멋있다(벽화만 잘 나온 사진이 없어서 아쉽지만 이 사진을...). 창으로 보이는 성당의 모습과 아름다운 벽화로 둘러싸인 곳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장소는 참으로 좋았는데 말이지... 뭐 피하려다 더한 무엇을 본다고, 조금 더 싼 곳에서 맛있는걸 먹자고 하다가 더 비싼 곳에서, 맛도 그리 뛰어나지 않는 곳에서, 후식도 없는 곳에서 식사를 하고야 말았다. 그러게... 처음 꽂히는 곳을 가야했어.
[우리의 점심메뉴들]
왼쪽부터 볼로냐 스파게티, 펜네 아리아바타, 펜네 카르보나라.
각각 가격이 12.8 Euro 였다. 여기다가 서비스비용 2 Euro 웨이터 아저씨가 후식을 권하길래 식사에 포함된거냐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커피는 다른 곳에서 먹기로...
[파리의 소방서]
뭐지? 하면서 지나갔는데 소방서였다. 그냥 건물만 봐서는 소방서인지 알 수 없다. 우리나라는 딱 보면 소방서인데... 여기도 119, 911 같은 긴급 번호가 있겠지?
[라파에트 백화점 Galerie Lafayette]
여기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이다. 100살이 넘었으니 백화점이라 하지만 그 역사도 참 대단한다. 옆에는 유명한 프랭탕 백화점이 함께하고 있다. 이 곳 역시도 역사에서는 라파에트에 지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백화점이 일요일에 쉴 수가 있나? 우리 상식으로는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데 백화점은 굳게 문이 닫겨있다. 각종 할인권과 면세혜택은 날아가버렸다. 아름답다는 백화점 내부도 보고 싶었는데... 파리시내의 작은 옷가게가 지금은 헐리우드의 유명배우들이 즐겨찾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백화점으로 성장할지 누가 알았을까? 들리는 말에는 이 백화점 주인의 아들이 다이애나비와 함께 사망한 사람이라고 하던데... 엄청난 부를 가진 사람이구만. 세계의 체인만해도... 들어가보지 못해 넘 아쉽네.
[오페라 가르니에와의 첫인사]
라파에트 백화점을 지나 조금만 걸으면 금으로 장식된 조각상이 보이면서 '이건 뭘까?'하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놀라움의 연속이다. 이렇게 보니 지도를 보고 가야할 곳에 점을 찍어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특별한 목적지없이 발길 가는대로 찾아가보는 것도 꽤나 매력적인 여행법인 것 같다. 물론 이런 여행법은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여행법일 것이고, 잘못하다보면 주변의 유명 관광지를 그냥 스쳐지날 위험(?)이 존재하지만 '스쳐지나가버리면 담에 또 찾으면 되고...'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마음 넉넉하게 많은 것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호기심도 점점 커지고, 발견했을 때의 기쁨도 몇 배로 커지는 것 같다.
[오페라 가르니테의 측면]
두개의 사진을 서로 붙여봤다. 광각렌즈로 밀어 찍었는데도 불구하고 한번에 다 들어오지 않는다. 아마도 나와 건물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나보다. 옆 길의 건물 때문에 더 멀리 갈 수 없는 상황! 약간의 왜곡이 있긴하지만 그때의 느낌을 조금은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오페라 가르니에의 정면]
드디어 오페라 가르니에가 그 위용을 드러냈다. 그 어마어마함에 또다시 놀란다. 사실 길바닥에 뿌린 시간때문에 극장에 입장하진 못해 드는 아쉬움이 조금 있었지만 다른 것을 얻을 수 있었음에 대리만족한다. 그래도 샤갈의 그림을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조금 길게 간다... ㅋㅋ 이 곳을 중심으로 파리의 9구인데 도시계획의 영향으로 가장 잘 정비된 지역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파리의 고급문화와 저급문화의 양극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행운(?)을 가진다고... 건물 양쪽의 금조각상이 예사롭지 않다.
[오페라 극장의 상단]
오페라 가르니에의 상단에는 유명 음악가들의 흉상이 마련되어 있다. 그들의 흉상과 이름, 태어난 해와 세상을 떠난 해를 각각 표시해두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오페라보다는 발레공연이 주로 열린단다. 오페라는 주로 오페라 바스티유에서 상연한다고... 그렇담 유명 발레리나의 흉상(아니 그들은 전신상이 어울릴 것 같다)이 있어야겠지.
강수진도 여기서? ^^
[내가 좋아하는 베토벤]
어렸을 땐 베토벤을 좋아했지만 너무 유명한 음악가라 좋아한다는 말을 못했었다. 잘모르면서 쉬우니까 그냥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그래도 좋은건 어쩔 수 없다.
[모짜르트]
개인적으로 모짜르트보다는 쇼팽이 좋지만 쇼팽을 찾을 수도 없었고, 요즘은 모짜르트 피아노협주곡에 빠져 있어 모짜르트도 한컷.
[반대편 측면]
앞만 슬쩍 보고 가려고 했다가 혹시나... 해서 둘러본 측면(처음 본 곳의 반대쪽)은 그냥 갔으면 너무 섭섭할 뻔 했다. 그리고 이곳에 숨겨져 있는 포인트! 이곳을 설계한 가르니에의 흉상이 측면에 있다는 것이다.
여기가 가스통 루르의 오페라의 유령 배경이 된 곳이란다. 뮤지컬관람을 참 좋아하지만 오페라의 유령은 보지 못했다. 다만 책으로 읽었을 뿐. 야~~~ 여기가 그 배경이 되었다고? 그럼 그 작은 배를 타고 왔다갔다 오가던 곳은 어디지? 아주 오래전에 읽은 소설이라 세세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크리스틴의 대기실이 어디쯤인지, 오페라 유령의 아지트인 지하는 어디로 가야하는지 궁금해진다. 단지 모티브가 되었을 뿐인데 이렇게 과대망상을 하고야 만다.
이것도 두개의 사진을 살짝 이은 것. 이거 너무 재미붙는데... ^^
[가르니에와 한컷]
[멀리 보이는 방돔광장]
저만치 방돔광장의 원기둥이 보인다. 방돔이라는 이름은 앙리4세의 아들 방돔 공의 이름을 가져왔단다. 그와 어떤 관련이 있나보다. 멀리 보이는 기둥은 나폴레옹이 오스테를리츠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해 만들었단다. 나폴레옹은 승리의 역사도 대단하지만 그가 세운 기념물도 대단하다. 지금의 파리를 이렇게 만든 것에는 나폴레옹의 공(물론 이 나폴레옹은은 조카인 나폴레옹 3세를 말하지만)이 크다!
[오페라 가르니에를 떠나며]
드디어 이곳을 떠난다. 사방으로 여러 곳이 있지만 이번에도 그냥 발길 가는대로 가보기로 했다. 그러다보면 어딘가가 나오겠지. 멀리서 바라봐도 역시 대단하다. 오페라 가르니에 앞에 하얀 테두리가 되어 있는 곳이 메트로 오페라역이다. 지하철에서 내리면 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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